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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식 사회를 또 다시 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2년전입니다. 어느날 느닷없이 아는 형이 저보고 결혼식 사회를 좀 봐달라고 하더군요~!.. 정말 황당했습니다. 매번 결혼식장을 가긴 했지만, 제가 사회를 본다는 생각은 살면서 한번도 생각한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못하겠다고, 안해봤다고 쪽팔리다고, 별의 별 말을 다 하면서 피해 다녔지만 결국 반강제적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일주일전부터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사회자 멘트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멘트는 짧은데 이벤트에 대한 압박도 있으며 여러가지 옵션을 섞어서 해야할 멘트들이 저에겐 너무나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당일날이 되었습니다.

신랑만큼이나 일찍갔습니다. ㅠㅠ; 일단 제가 가장 먼저 했던건 먼저가서 다른결혼식을 구경하는거였습니다. 즉, 제가 볼 결혼식 타이밍 보다 먼저 하는 결혼식팀에 대한 사전 답사라고나 할까요~! 다른 사회자들은 멘트를 어떻게 하나. 하고 구경하는게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두타이밍정도 구경하니 감이 오더군요~!.. 가장 걱정된 부분은 이벤트에 대한 압박이었습니다. 다른거야 그냥 읽으면 되지만, 이벤트는 참으로 난감 하더군요~!.. 어쨌든 결혼식 담당 하시는분이 사회자인 저를 찾더니 꽃과 장갑을 주더군요~; 오 이제 좀 뽀대좀 나나 봅니다.. ;;; 속으론 부담 엄청 되더군요!

그렇게 결국 결혼식 20분전 주례사 선생님에게 약력을 받아들고 이런저런 합의하에 결혼식 10분전에 예식장에 들어가서 사회자 자리에 섰습니다.

내외빈 여러분께서는 곧 결혼식이 시작될 예정이오니 식장안으로 입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멘트를 난리고 나니 완전 떨리기 시작하더군요~! ㅡㅡ 사람들이 몰려 들어오는데 부담이 싸악 되는겁니다...ㅡㅡ;; 젠장 맞을 아 이거 사람이 할짓이 아니구나 하면서 계속 신랑이 원망 스러운겁니다..

그렇게 밖에서 신랑이 식장을 향해 보고 서 있길래 자 지금부터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신랑 어쩌고 신부 어쩌고 .. 하면서 시작하면서 다음 멘트를 읽었습니다.

신랑~ 입장!

근데 주변 반응이 뭔가 싸한것입니다. 뭔가 잘못된 기분이 들어서 입장하는곳을 쳐다보니. 양가 어머님께서 손을 잡고 저를 쳐다보고 계시더군요 ㅡㅡ;;; 속으로 아쉣!!!;;; 하객들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겁니다. 당장 마이크에 대고 죄송합니다..;; 양가 어머님의 입장이 입겠습니다. 하고 바로 입장! 했습니다.

ㅡㅡ;;;;;;;;;;;;;;; 완전 좌절입니다. 중간도 아니고 처음부터 ㅡㅡ;; 이게 무슨 dog쪽팔림입니까~

그렇게 덜덜 떨면서 신랑입장 신부입장 하면서 잘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타이밍이 온겁니다. 아무래도 초반에 실수한탓에 이벤트를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결국 이벤트 없이 퇴장 시켰습니다.. ;; 너무나 허무한 결혼식이긴 했지만,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며 경험입니다.

근데 문제는 이번에 제가 아는형이 또 결혼을 합니다.
어느날 동호회에서 모임을 했는데 대뜸 일어나더니 야 재아야! 너 사회좀 바라 하는겁니다. ;; 아 쉣!! ;; 이게 무슨 또 날벼락인가... 내가 아는형 사회본건 아무도 모르는 사실인데 어째~ 나에게 또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전 ;; 속으로 기도를 하면서 짧게;;; 아무말도 못하고 알았다고 했습니다

모두 쳐다보고 있는데 도저히 입에서 못하겠다는소리가 안나오더군요~~..

이게 지금까지 저에게 심어논 이 형의 정일까요? ㅡㅡ;;  아마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그랬더라면 안한다고 얘기했을찌도 모릅니다. 좋은일에 못하겠다는 말이 참으로 힘든가 봅니다.

결국 이번주 토요일에 ;; 또 한번의 결혼식 사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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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by : 재아